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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여행중 시위대 마주친 상황, 홍콩시위 상황

코알라콩콩 2019. 10. 1. 10:08

우리가 홍콩 여행 중이었던 날은 2019.08.31~ 09.01

주말에 시위를 많이 하는데 그날은 또 토요일, 일요일이었다.

 

한국에 놀러 왔던 홍콩 친구 가족을 만나러 가려고

우리 가족도 홍콩 여행을 계획을 하고 있었다.

이미 몇 달 전 비행기를 예약해두고, 호텔도 모두 다 예약한 상황이었다.

 

그러더니 뜬끔없이 한 달쯤 뒤에 시위가 일어났다!

 

처음 우리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우리가 가려면 아직도 한참 남았기 때문에

'조금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좀 사그라들겠지'라고 생각을 하였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도 좀처럼 진정이 될 생각 없이 점점 심해지는 시위 상황을 보며, 우리 가족은 조금씩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이게 가는 게 맞는 건가??

 

시위대가 공항을 점령해 관광객들이 공항에 발이 묶이는 상황이 되고, 중국에서는 금방이라도 군인들을 투입할 수 있다는 상황을 만들고..

 

대체 홍콩에 이게 무슨 일이람...

 

제일 무서워 한 사람은 아빠였다.

그 나이 어른들은 민주화를 겪었기 때문에 그게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를 알고 있어서 우리 아빠는 매일마다 연락을 하여 걱정을 하셨다.

 

주위에서도 웬만하면 가지 않는 게 좋지 않으냐, 이런 상황에서 잘못되기라도 하면 누구도 책임을 질 수 없다.

 

나도 심히 걱정이 되어 이렇게 매일매일 걱정하며 지내는 것보단 마카오로만 일정을 바꿀까.. 많은 생각을 했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위험국가로 경고하지도 않아 더 고민했고 남편도 세계가 보는데 쉽게 건들지 못할 거라고 했다.

그래도 중국이 자존심을 지켜야 하니 군사력을 동원하다 뭐한다 하는 거라고..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그리고 제일 결정적으로 홍콩 친구에게 수시로 연락을 했는데 홍콩 사람인 그 친구는 자기는 시위를 한 번도 보지 못했다,

뉴스나 인터넷을 보지 않으면 시위가 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생활하고 있다. 라는 것이었다.

문제가 될 정도로 위험한 상황이라면 자기도 오지 말라고 할 것인데 아직은 그렇지 않으니 걱정 말고 나를 믿고 오라고 하는 것이다.

 

그렇게 시간은 지나가고 결국 우리는 홍콩을 갔다.

 

홍콩 친구는 자기가 시위 일정을 보며 최대한 피해서 다닌다고 하였다.

우리는 관광은 이미 포기한 지 오래고,

마카오 여행하는 김에 친구 가족의 얼굴을 보러 온 거기 때문에 맛있는 거 먹고 수다 떨고 하면 충분했다.

그래서 관광을 하지 않아도 아쉽지 않았다.

 

 

하지만 늘 예상치 못한 일은 발생한다.

이동 중에 갑자기 시위대의 행렬이 지나가고 있었다.

어마어마한 사람들이었다.

우리는 다행히 앞에 육교가 있어 육교를 통해 다른 건물로 갔다.

육교 위라 안전하였고 많은 관광객들이 아래로 지나가는 시위 행렬을 지켜보았다.

 

홍콩 시위 행렬

 

 

홍콩 시위

 

홍콩 시위

 

이 때는 평화시위여서 위험하진 않았다.

그리고 뉴스에서만 보던 상황을 실제로 마주치게 되니 신기했지만 곧바로 당황스러웠다.

자유를 외치는 그들의 현장 가운데서 그 울림을 듣고 있으니

순간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이렇게 자유를 얻은 것이겠지? 하면서..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을 찍어달라고 하고 있었다.

문득 영화 '택시'가 생각났는데 그 당시는 외부에 상황을 알리지 못하니 같은 한국인데도 전혀 다른 세상이었지 않은가?

시위대는 관광객들이 자신들을 세계로 널리 알려주길 바라고 있었다.

그래서 공항 또한 점령하지 않았는가.

 

그들은 저렇게 자유를 외치며 싸우고 있는데 나는 놀러왔다는게 미안했다.

무사하게 안전히 그 곳을 벗어났다.

 

 

 

 

가볍게 홍콩을 구경하고 저녁도 먹고,

이제 홍콩가족들과 헤어짐의 인사를 하고 호텔에 돌아가려던 참이었다.

침사추이 역 쪽이었는데 길가에 갑자기 검은 옷에 마스크를 낀 사람들이 하나둘 보이더니 그 수가 점점 많아졌다.

게다가 낮과는 다르게 방독면까지 있었다.

순간 이건 보통 상황은 아니겠구나 하며 느낌이 싸했다.

 

 

홍콩 시위대

 

 

친구네도 심각하다 생각했는지 황급히 다른 길로 꺾었고

이미 도로는 통제되어 택시를 이용할 수 없어 우리를 가까운 지하철로 인도했다.

 

지하철 역에 들어와 기계에서 표를 구매하려고 하였다.

이상하게 돈이 먹지를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주위가 시끄러워지더니 방독면을 낀 시위대가 지하철로 들어오는 것이었다.

시민들도 많이 있어서 어느새 그 넓은 공간이 사람들로 꽉 찼다.

제3자 입장의 눈에서는 시위대가 불량스럽게 보였다. 

천정에서 전선을 끌어내리고 선을 끊고 있어서 지하철을 작동 못하게 하나 했는데 알고 보니 CCTV를 끊고 있던 것이다.

어떤 시위자는 에스컬레이터 손잡이에 걸터앉아 있고...

 

그 때는 정말 당황스러워 다들 넋을 놓고 있었고

머릿속으로 뭘 해야 할지 생각이 하나도 나지가 않았다.

친구네 부모님도 꽤 놀라신 모양이었다.

우리 모두 한마디를 하지 못했다.

지하철 표 구매하는 기계와 기계 사이의 틈이 있었는데 그 뒤에 공간이 있었다.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몰려오니 남편은 위험할 것 같아 나를 그 사이에 넣고 뒤에 숨어있으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곧바로 놀라고 말았다. 이미 다른 사람들이 다 숨어있어서 들어갈 공간이 없었던 것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사면초가에 놓여버렸다.

다행히 친구가 기계에서 표를 구매했고, 사람들을 헤쳐나가며 지하철을 탔다.

 

안도의 한숨이 쉬어졌다. 이제 얼른 여기를 벗어나서 호텔로 가고 내일 한국에 가면 되겠다!

라는 생각과 함께...

 

하지만, 여기서도 문제가..

지하철 문이 닫히나 했더니 열어졌다. 홍콩 친구는 우리를 안심시키기 위해 원래 사람이 문앞까지 많이 있으면 문이 안 닫힐 수 있다고 얘기를 했다.

하지만 그게 다섯 번 정도가 반복이 되었다.

움직일 수도 없게 사람들이 꽉 낀 상황이라 여기서 최루탄 가스라도 노출되면 큰일 나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우리 일행 8명 누구도 한마디도 하지 않고 모두 겁을 먹은 표정이었는데 다행히 문이 닫히고, 호텔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이제 진짜 끝이구나!!

 

나중에 알았는데

아빠는 그 때 상황이 나빠져 다들 급히 도망가느라 뿔뿔이 흩어진다면 여권도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데 외국인이라 신분을 증명할 수도 없고, 그땐 어떻하지? 하며 걱정하고 있었다고 한다.

 

나는 아빠가 오지말자고 했는데 왔다며 화낼 줄 알았는데 막상 그 상황이 되니 한마디도 하지 않으셔서 의외였다. 다들 너무 겁을 먹은 것이다.. ㅠ

 

우리는 다음날 오후 1시반 한국행 비행기이지만

시위대가 1시에 공항에서 모이자고 올린 포스터를 봤어서

지금 바로 탈 수 있는 비행기가 없는지 계속 검색을 하였다.

하지만 마땅치 않아 일단 잠부터 자고

내일 아침 조식만 먹고 택시타고 바로 공항으로 가기로 하였다.

 

하지만,

설상가상으로 호텔에서 한밤중에 화재 경보벨이 울려 잠을 못 잤다.시위대가 들어온 줄 알았다..ㅠ

확인해 본 결과 실내에서 담배핀 손님 때문에 울린 것이었다.

부모님 방은 우리랑 반대편이었는데 그쪽 창문에서는

새벽 1시에도 사이렌을 울리며 경찰차가 지나가는 것이 보였다고 하셨다.

다음날 아침 뉴스를 틀어보니 홍콩 뉴스에서 어젯밤 지하철 안에서 경찰에게 시위대가 진압당하는 장면을 보도하고 있었다.

경찰에게 맞아서 얼굴이며 피가 흐르고 있었다. 손을 뻗어며 제발 그만하고 하는 것 같았다ㅜ

어제 우리가 탔던 지하철이라고 생각하니 너무 무서웠다.

 

다음날, 우리는 정말 조식 먹자마자 공항에 갔다.

저번에 공항을 점령한 이후로 공항의 출입문에서 항공 예약 편을 검사하고 있었다.

 

오후 1시반 비행기인데 아침 8시쯤 도착해서 대기시간이 길지만 안심이 되었다.

하지만 출국심사를 마치기 전이기 때문에 이 곳은 언제든지 시위대가 들어올 수 있으니 완벽한 안심은 아니었다.

 

 

무료한 시간이 될 것 같아서 공항 내에 마사지샵이 있는 것을 알게 되어 부모님을 받게 해 드리고 점심도 먹고 하니 시간이 금방 갔다.

 

그리고 출국심사를 마치고 비행기를 타고, 마침내 한국에 도착했다.

 

한국에 도착해서 뉴스를 보니,

우리가 출발하고 나서, 공항으로 가는 길을 시위대가 폐쇄시켜 사람들의 발이 묶여있었다고 한다.

어떤 사람은 홍콩에 도착하자마자 공항을 벗어날 수가 없어서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는 글도 올라왔다.

 

역사의 현장에 있었던 경험이 되었다.

마음이 너무 좋지 않았고 이 문제가 어서 원만히 해결이 되었으면 좋겠다.

오늘 국경절에도 대규모 집회 예정이라는데 다치는 사람 없이 지나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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