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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출산도 전북대대학병원 하반신마취 제왕절개(첫째는 전신마취) 입원생활

코알라콩콩 2023. 9. 25. 06:05


첫째는 진통을 겪다 제왕절개로 넘어갔다
갑작스런 수술로 벌벌 떨어서 전신마취로 수술하였는데
일어나니 모든 게 다 끝나서 너무 편했다

단점은 전신마취로 아이를 보지 않았어서 아이가 전혀 생각나지 않았다
진통이 없으니 좋아 그렇게 하루하루 지나갔는데
3일째가 되어서야 겨우 걷고 아기를 보고 왔다

둘째는 바로 제왕절개로 해야하니
마취를 선택해야했는데 하반신은 전혀 자신이 없었다
저번처럼 일어나면 끝나있고 싶었는데
전신마취는 위험성이 있다보니 고민이 되었다
선생님은 전신이라고 더 위험한 것은 아니라고 하셨지만
하반신이 이득이 더 많다고 하셨다
엄마가 아기를 보면 필름처럼 평생 남는 다는 점,
의료진도 여유있게 수술할 수 있다는 점 등이라 하셨다

자신은 없지만 하반신으로 해봐야하나 고민하다
어느새 수술날이 다가왔다

수술전날
수술은 오전 8시대에 잡혔는데
수술 전날 아침 10-11시에 미리 입원을 해야했다
몇인실을 쓸 지 정해야했는데
2인실과 5인실이 남아있었다
전엔 2인실을 썼는데 오히려 불편했던 기억이 있어서
5인실로 골랐다. 아직 나까지 3명 밖에 없어서 넓은 공간이 여유로웠다.
(2인실의 방크기가 좁고, 커텐 하나로 옆의 침실과 나눠있는데 내 침대 바로 옆에 옆환자의 보호자남편이 쉬는 공간이라 수술하고 누워 소변보고 가스나오는 것들이 모두 불편했다. 2인실이라 누군지 훤히 알기 때문에 너무 조용해 오히려 힘들었다는)

짐을 풀고 태동검사를 하러 갔다
그 후 제모를 하였고
마취과 선생님께 설명을 듣고 전신마취로 하겠다 얘기를 드렸다

전신마취로 정하니 모든 긴장이 없어졌다
맘 편히 있었는데 교수님께서 오셔 얘기하시길
전신마취는 아기도 같이 마취되는거라 10분내외로 아기를 꺼내야해서 의료진도 다급하고
폐에 마취하는 거라 음식물이 넘어온다면(금식을 하지만 나의 경우는 먹는 약이 있어서) 폐렴의 위험도 있다고,
그리고 가장 중요한 아기를 못 본다는 것.
사실 나는 아기를 못 봐도 상관이 없었다. 내가 무서운 게 먼저였던 사람이었다

교수님이 말을 듣고 위험성을 비교했을 때 보통적으로 많이하는 하반신마취를 해야할 것 같아 겁은 나지만 80%정도
하반신으로 해야겠다 마음먹고 있었다

이 날은 식사도 다 했고,
밤 12시 이후부터만 물 포함 금식을 하면 되었다

수술날
오전8시대에 수술을 들어가니
먹어야하는 약은 6시에 물 아주 소량과 삼켰다
6시에 링거를 미리 꽂아놓는다 하여
5시에 미리 샤워도 다 했다

드디어 수술실로 들어갔는데
아직도 내가 하반신마취를 할 수 있을까 두려운 마음이었다
의료진이 최선을 다해서 아기와 엄마 수술을 해주겠다고 걱정말라고 얘기하는데
나는 벌벌 떨며 “아기는 걱정안되는데 제가 걱정되어요” 하고 말하는 엄마였다. 교수님의 실력이 워낙 뛰어나시기 때문에 사실 아기는 걱정되지 않았다. 내가 수술에 비협조적이어서 심장발작이 나지 않을지 그런 것들이 너무 걱정되었다

새우등 자세로 하반신마취 주사를 맞고
수술실이 좀 추운건지 내가 떨리는 건지 손가락, 치아 모두 내 의지와 상관없이 바들바들 떨리고 있었다

다리는 점점 저려오며 감각이 없어졌지며 몽롱하며 수술이 진행되었는데 보조하시는 분들이 내가 너무 긴장했다며 심호흡을 계속 하라고 하셨다.
누가 내 옆에 있어줬으면 한다 얘기드리니 여자 의료진께서 수술내내 손을 잡아주셨다. 내가 쓸데없는 이런저런 얘기를 드리니 긴장은 많이 풀려졌다

아이는 정말 금방 나왔다
그리고 아기를 보여주는데
아, 선생님이 왜 아기를 보는 걸 중요하게 얘기했는지 알겠더라는! 1분 내외 짧은 시간 보았는데
아기의 눈,코,입 하나하나 내 눈동자가 쓸고 내려가며
아이의 얼굴을 내 머리에 담았다
그리고 수술이 끝나도, 그 날 내내 감동이 가시지 않았다

아기를 보고 후처치는 오래걸리기 때문에
수면제로 재워주셨고, 일어나보니 30분쯤 잤다하였고
나머지 마무리 할 때는 몽롱하여 긴장되진 않았다
후에 회복실에서 1시간 안정을 취하고 나왔다

그러고 나서 8시간 몸을 움직이지 않고 똑바로 누워있어야했다. 두통이 올 수 있으니 고개도 들면 안되고 좌우로만 움직일 수 있고 물은 먹을 수 있었다.
전의 경험으로 빨대를 가져간 게 잘한 일이었다
생수병에 빨대 꽂아두고 고개돌려 물은 잘 마셨다

허리가 좋지 않아 가만히 누워있는 게 너무 힘들었다
8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자세를 바꿀 수 있었는데
허리가 다 으스러지는 것 같았다는 ㅠ
이틀동안은 엉덩이가 다 멍든 느낌이었다

이렇게 수술은 잘 끝났다! 이제 회복만이 남았다
이 날은 잠도 한 숨 못 잤다
아기의 얼굴이 자꾸 아른아른거려서 행복하다는 마음이 나를 내내 감쌌다. 오죽하면 회복실에 1시간 누워있을 때 이제 막 갓난아기를 봤으면서 셋째 아이를 낳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는! 막 나온 아기가 그렇게 예쁠 수가 없었다

수술 2일째


이 날 식사는 아침으로는 미음, 점심은 죽, 저녁부터는 산모식이 나왔다(미역국은 항상)

항생제와 진통제, 수액을 계속 맞았고
수술날은 소변줄을 달고 있었는데 오늘부턴 소변줄을 빼고 자의로 소변을 보아야했는데 잘 나오지 않아 1시간을 애썼다는! 아직 걷지 못하니 누워서 소변통에 보았는데 남편이 수발 들어주며 고생했다. 이 날은 소변양을 계속 체크하였다
전엔 3일만에 걸었는데 이번엔 집에서 기다리는 첫째아이도 있고 어제 보았던 아기도 눈에 아른거려 열심히 걷기 연습을 하기로 하였다.
안기만해도 앞이 핑핑 돌았다. 쓰러질 수 있으니 항상 남편과 같이 걸어야했고 한 걸음씩 걷는 연습을 하였는데 첫째때보다 의지가 생겨서인지 아파도 참고 걷기연습을 잘 하였다
걷기연습을 한 덕에 하루 30분인 신생아 면회시간에 다녀올 수 있었다. 엄마만 들어갈 수 있어서 아빠는 태어난 직후만 아기를 보았다는!
모든 게 잘 회복되어 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가슴이 엄청 가렵기 시작하였다 ㅠㅠ
이제 젖이 차나보다
첫째 때는 4일째에 젖몸살이 나서 돌덩이같은 가슴과
고열도 나서 고생하였는데
대학병원은 스스로 해결해야해서 걱정이 되었다

수술3일째
이제 소변양은 체크하지 않고 횟수만 적으면 되었다
진통제는 오늘까지만 맞는다고 하였고
상처부위는 매일 소독하고 새 밴드를 붙여주셨다


미역국은 한 대접 나올 때가 많았다
어마어마한 미역양이었다. 미역은 꼭 다 건져서 먹었다는!
특별식과 기존식을 선택하는 종이가 자주 왔다
첨엔 기존식만 먹다 특별식도 종종 먹었다는!

아직은 누워서 일어나는 게 배가 타들어갈 것 처럼 아파 시간이 걸렸고, 서 있을 때도 배가 아파 허리를 곧게 피기 힘들었다

수술4일째
어젯밤 마지막 진통제를 끝으로 링거를 빼주셨다
빼자마자 쩔어있는 머리를 남편이 감겨주었고
남편은 그날 밤 첫째 아이를 보살피러 집으로 돌아갔다
손도 자유롭고, 걷을 수 있고, 화장실도 혼자갈 수 있으니
매일밤 엄마하며 운다는 첫째 아이를 생각해 남편을 보냈는데 막상 떠나니 눈물이 펑펑 났다는! 울다 잠들었다

가슴이 점점 단단해져 유축은 전날부터 시작하였는데
오늘은 더 돌덩이가 되어가고 있었다
인터넷을 찾아보며 가슴마사지를 하며 유축을 하니 조금씩 풀리는 듯 하였다 병원에서 빌려주는 팩으로 따뜻하게 찜질을 하니 조금 젖이 돌아 유축에 도움이 되었다

아무래도 혼자 가슴을 풀긴 힘들어서 조리원도 못 가게 된 마당에 퇴원날 집에 출장마사지를 예약해두었다

복부통증은 오후부터 많이 없어졌고
이제 나를 힘들 게 하는 건 가슴이었다 ㅠㅠ
3시간마다 유축하고 깔대기 씻어두고 반복,
아픈 가슴으로 쉬지도 못하고 피곤하고 바빠졌다

매 끼 미역국! 질리지만 미역을 열심히 먹었다
산모식이라 간이 맹맹하여 정말 맛이 없었다ㅠㅠ
점점 질려가는 식단이었다

저녁마다 변비약을 주는데
첫째 때는 일주일 내내 변을 못봤다
다행히 이번엔 4일만에 보았다(작년 치질수술한 덕에 첫째때와는 다름) 배에 힘이 없기 때문에 힘들게 보았지만 다행이었다


수술5일째

이 날은 특별식으로 두끼를 먹었다
너무 맛이 없어서 세상의 맛이 그리웠는데
특별식도 간이 세지 않아 맛있지 않았다는 ㅠㅠ

통증은 거의 없었고 빠르게 걷기는 숨차지만  복대도 필요없고 무리없이 잘 걸어다녔다

이제 집에 가도 될 것 같고 가족이 너무 그리웠다
아직은 혈압과 체온을 계속 재고
상처도 소독을 하니 내일 퇴원까지 가족이 그리워도 꾹 참았다
열심히 유축을 하니 하루가 다 지나갔다는 ㅠㅠ

퇴원날
수술 전날 입원한 것 까지 6박7일 있었다
이젠 퇴원수속만 하면 되는데 약이 10시에 나오니
기다리는 중이다. 시간이 왜 이렇게 안가는지 ㅠㅠㅎ

마지막 식사로 특별식 햄버거가 나와서 다행이었다
(그 와중에 미역국ㅋ)
자극적인 맛은 아니지만 산모식보단 나았다

이렇게 입원을 해있으니 평범한 일상이 행복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임신 때 쉬고만 싶어 첫째와 잘 놀아주지도 못하고 귀찮아 했던 시간들이 미안하고 얼른 가서 안아주고 싶었다
대학병원 입원하여 조리원을 잡기 힘들어
바로 집으로 돌아가지만 조리원까지 들어갔다면
첫째가 보고싶어 너무 힘들었을 것 같다.
이래서 둘째 낳으면 엄마들이 일찍 돌아간다 했나보다 ㅠ
일주일도 너무 길게만 느껴졌다
이제 집에 돌아가 갓난아기를 키울일이 남았구나!
힘내자!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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