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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병원> 제왕절개 수술 후 5일 입원 회복 과정

코알라콩콩 2020. 10. 17. 06:10



수술 전날

저녁에 가진통이 심해 다니던 북대병원에 입원을 하였다
자연분만을 생각하여 전혀 수술예정이 없었고,
그때부터 혹시나 출산을 할 수 있을수도 있어서
물을 포함한 금식을 하였다


수술 첫 날
(제왕절개의 입원기간은 5일이었다)

진통도 아닌 가진통의 통증이 유난히 너무 심해
입원 15시간만에 제왕절개를 결정하였다

너무 겁을 먹어 수면마취로 수술을 진행하였다
그래서 아기는 볼 수 없었고,
수술은 오후 2시반에 끝났다

심한 가진통으로 이틀을 꼬박 새운 탓에
수술 후 마취약에 잠들고만 싶었다

하지만 저녁 11시반까지 잠들면 안된다고 하였다
이틀밤을 세우고 수술날 마취약까지 너무 졸려왔는데
남편이 옆에서 깨워주며
저녁 11시반까지 어찌어찌하여 버티고 잠이 들었다
정말 고문같은 시간이었다

몸에는 소변줄을 차고 있었고
자의적이 아니라 저절로 소변이 빼어져 나갔다
수술날은 마취약이 쎘기 때문에 큰 통증은 느껴지진 않았고
오로지 누워만 있었다
더 이상 날 미치게 하던 진통이 없어 편했다

그리고 복대를 채워주셨다
허리에 힘이 없으니 복대를 하는 거라는데
수술날이라 누워있어도 복대는 하고 있어야했다


둘째 날

둘째날 아침!
소변줄을 찬지가 16시간정도 되었는데
이제는 소변줄도 빼야한다고 한다
소변줄이 있어 편했는데 계속 차고 있으면 방광이 기능을 잃는다고 이제는 누워서 대변통에 소변을 봐야한다고 한다
하지만 내 의지처럼 소변이 나오질 않았다
몇시간 소변줄을 차고 있었다고 방광이 약해져서 마음처럼 나오질 않아 소변줄을 다시 차야될 상황이 되었다
그러나 소변줄을 차고 있으면 아기를 보러 못 걸어간다는 생각에 몇 십분을 노력하여 성공할 수 있었다
(코로나 때문에 내가 직접 가야만 아기를 볼 수 있었다. 남편조차 신생아실에 들어갈 수 없고 오직 산모가 들어가서 봐야했다. 코로나가 너무 싫다..)

그리고
아침밥을 먹을 수 있을거란 생각에 들떴다
이틀전 저녁에 먹은 음식과 물이 마지막이었다

어제 하루 꼬박 굶고 물조차 먹지 못했는데..
(링거를 꽂고 있어서 물을 먹지 않아도 괜찮은 상태, 그러나 입이 말라 물이 고팠다)

내 희망이 다 무너졌다
전날 수술을 해서 아침도 굶어야 한다는 것;
대신 물은 먹을 수 있다고 하였다

그래서 아침에 물만 먹고
점심부터 식사를 하였는데
4끼를 굶은, 무려 40시간만의 식사였다

너무 굶었고 수술도 했기 때문에
위가 놀랄 수 있어 미음이 나왔다


사실 마음 같아선 맛있는거 다 먹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난 미음같은거 아니어도 되는데’ 싶었지만
막상 미음만 먹고 났는데 조금 후에 위가 살짝 쓰라려왔다
그리고 맛없어 보이는 미음이 왜 이렇게 맛있던지!ㅋ
40시간만의 첫 식사라 이 양식도 너무 맛있고 감사하게 느껴졌다


미음 먹는 것에 이상이 없어
저녁엔 죽이 나왔다

훨씬 밥 다운 밥이어서 맛있었는데
몸 상태가 누워서 앉는 것만도 숨이 찼고
앉아있는게 계속 숨이 차 밥을 제대로 먹을 수가 없었다
앉아있으니 수술 부위도 쓰라리게 느껴졌다

그래서 많이는 못 먹었다



그리고 걷기를 많이 해야 빨리 회복을 한다하여
걸으려고 준비했다
앉고 일어나기까지의 과정이 너무나 고통스러웠다

처음 걷는데 당황했다
어지러웠고,
서있는 거 조차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고
그것만으로도 숨이 쉬어지지가 않았다
걷기는 커녕 서서 숨조차 쉴 수가 없는데
고개도 들지도 못하고, 말조차 뱉을 수가 없었다

결국 2분정도 맴돌다 침대로 돌아왔다

와서도 한참을 숨을 고르는데 시간이 걸렸다

사람으로 숨쉬고 걷고 먹고.. 기본적인 게 되지가 않으니
앞으로 살아가면서 아프면 안되겠구나 건강을 잘 챙겨야지
생각이 들었다

몇 시간 뒤, 다시 걷기를 도전했는데
아가가 있는 곳까지 가려고 욕심부리다
호흡이 힘들어지고 침대에 누워서도 진정되지 않는
호흡과 통증에 괴로워하였다


결국 둘째 날도 남편이 찍어온 사진만 봤을 뿐,
아기를 만날 수 없었다
(첫째날은 수술실에서 나온 아기 사진을 찍고,
둘째날는 남편이 간호사에 부탁해 사진을 찍었다)


아쉽지만 내일은 걸어서 아가를 꼭 보러간다며
누워서 쉬었다.
누워있는 것이 가장 아프지 않았지만
누워있는 것도 엉덩이뼈가 으스러질 것 같았다
아직 옆으로도 누울 수가 없어 반듯하게만 누워있으니
엉덩이뼈가 뭉게지는 것 같아 잠자는 게 고역이었다

남편도 내 병수발을 들어주느라 쉴 수가 없었다
남편은 내 소변을 처리해주고 여러가지 할 잔일들이 많았다
미안하고 고마웠다

(이제는 걸어다닐 때만 복대를 착용하면 된다고 하였다)


셋째 날

얼마나 누워있기만 했는지 엉덩이뼈가 으스러질 듯 하여
새벽 2시에 잠이 깨었다
다른 산모도 자고 있고 남편도 자고 있어 조용히 홀로 아픔을 버티며 새벽5시에 겨우 남편을 깨웠다
소변통에 소변을 보고
오늘 아가를 보려면, 걷기 운동 틈틈히 할거라며
남편한테 지금 걷자고 하였다
새벽 5시인데 일어나서 걷기를 시작하였다
(새벽형 인간이라 새벽컨디션이 제일 좋은 나였다)

남편은 비몽사몽..
미안했지만 더 이상 눕는 것도 뼈가 으스러질 것 같아
그리고 누워만 있으면 혈전이 생긴다하여
고 일어나서 걷는 과정이 두렵지만
좀 걸어보기로 한 것이다

그래도 전날 걸어보았다고 훨씬 나아졌다

고개도 들을 수 있고 걷는 것도 좀 더 수월해졌다
신생아실은 면회시간에만 갈 수 있지만
이따 갈 연습해보려고 그쪽으로 걸어보았다

좀 수월해졌지만 아직은 무리였다
전날 처럼 무리하지 않기로 하고 아침먹고 다시 운동을 하기로 하며 돌아왔다

전날보단 많은 성과였다


좀 걸었더니 새벽운동을 한 듯 한결 가벼운 기분이었다
컨디션이 좋았다

아침밥은 이제 일반식으로 나왔다

조금 욕심내서 남편의 부축없이 혼자 앉았는데
그게 무리였는지 숨을 고르는데 한참이 걸렸다

그래서 밥을 먹는데만 50분이 걸렸다는...
밥 먹는 일도 수술한 사람에게 어려운 일이다

이제 밥양도 꽤 늘었고,
아파도 참고 앉아 있어보려고 노력을 하였다.
(안하면 계속 더디게 낫는다고 하여)

처음엔 앉아있는 게 수술부위가 쓰라려 숨이 안쉬어졌다
그러나 참고 앉아있다 보니 점점 통증이 무뎌지고 적응되었다

무엇이든 조금씩 해봐야 얼른 낫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 날부터 일반식의 시작에
매끼마다 소화제가 처방되어 먹기 시작하였다)

오전에 다시 걷기를 하였는데
신기하게도 훨씬 수월하였다
이제 신생아실 문앞까지도 갈 수 있었고
이도 닦을 수 있었고 한참을 걸었다
자꾸 움직이니 회복이 빨라짐을 느꼈다



점심도 미역국!
끊임없이 미역국ㅎ
수술부위가 쓰라리긴 하니만
이제 혼자 앉는것도 노력하니 된다

신생아면회시간에 드디어 걸어나갔는데
이게 웬걸?
너무 잘걸었다
남편도 이제 혼자서 쭉쭉 잘 걷는다고 놀랐다
아가를 보러갈 마음에 힘이난건지 모르겠다

삼일만에 드디어 아가를 보았는데
호흡을 힘들어하고 땀을 흘리면서도
시간가는 줄 모르고 아가만 보았다


저녁도 미역국..
이제는 미역국이 물리기 시작했다
세끼 다 미역국이라니..
(선택지에서 내가 고른 식사이긴 했다)

벌써부터 놀랄 일이 아니지ㅎ
앞으로 최소 한달간은 미역국을 먹고 살아야할 것이다

아기를 보고와서 오늘 컨디션이 좋았다
그래서 사실 이제 화장실에서 소변을 볼 수 있을까 싶어
한 번 도전해보려고 일어나보았다가
어지러움과 통증에 다시 침상에 누울 수 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오늘 아기를 본다고 새벽, 오전, 오후
걷기를 해서 무리를 했나보다.
누워있을 땐 말짱한데 일어나니 버틸 수가 없었다

간호사가 수시로 가스는 나왔는지 체크를 했고
가스는 다행히 나와 오늘 하루도 이렇게 마무리를 하나 싶었다

다음날이면 주말이 끝나 남편은 직장에 가 같이 있어주지 못하고 처음으로 엄마가 간병하러 온다
사실 남편이 해주는 건 괜찮지만, 엄마가 소변받아주고 뒷처리를 해주는 건 좀 창피하였다

그래서 간호사한테 보통 얼마정도면 혼자서 화장실을 가냐고 물어봤더니 수술 다음날 가는 사람도 있다고 하는 것이었다

나는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며 놀랐는데
그 얘기를 듣고 다시 도전을 해보기로 하였다

화장실 가는 것도 남편이 다 도와주었다
결과는 성공!
수술 후 첫 변기에 앉는데 수술 부위가 괜히 아픈 것 같아
겁을 먹었다
하지만 한 번 하니깐 그 뒤로 두 번 더 남편의 도움으로 화장실을 갔다
이제 남편도 내 뒷처리를 하지 않아서 마음이 편했다


넷째 날

새벽에 화장실이 가고 싶었다
남편이 너무나 곤히 잠들어 있어 혼자 가보기로 하였다
링거 줄이 엉키지 않도록, 혹여나 새벽잠결에 넘어지지 않도록 천천히 신중하며 이동하였다
결과는 성공!!
방 안의 화장실이지만 혼자서 화장실 다녀오는데 15분이 걸렸다. (전에 친구가 화장실 가는 것만도 30분 걸렸다한게 생각났다. 나름 큰 발전이었다)

화장실 하나 혼자 갈 수 있음에 얼마나 뿌듯한지!
아침에 남편이 알면 아주 칭찬해줄 듯 하다ㅎ

그리고, 이제 링거도 뺀다고 하였다
수액과 진통제를 맞고 있었다.
링거를 빼니 수술부위의 통증이 커졌다ㅜ

일 간호사가 들어와 상처부위를 연고로 발라주는데
이 날부터는 연고와 먹는 약으로 치료하게 되었다

전날부터 누워있을 때 배가 단단하고 뭉친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겁을 먹었는데, 자궁이 수축하고 있는 거라고 하였다
커진 자궁이 이제 돌아가는 중이니 놀랄 필요 없다

또한 오로도 계속 나오고 있는 중이다


아침식사로 호박죽을 골랐다
미역국은 여전히 또 나온다
열심히 먹고 회복해야지


점심도 어김없이 미역국ㅎ

오후에는 열이 38도 가까이 났다.
잠도 잘 못자서 컨디션이 안좋아 그런가 싶었는데
젖몸살(울혈)이 난 것이었다

그러고 보니 가슴이 모유로 차고 있었고 열이 났다

제왕절개를 하고 4일쯤 되면 모유가 찬다고 한다
밑의 의료시설에 가서 유축할 깔대기 등을 사와서
비치되어있는 유축기로 초유를 짜내주었다


그리고 또 미역국과 함께 저녁밥을 먹었다


다섯째 날

마지막 날이다
다음날이면 퇴원을 한다

틀 전부터 변비약을 처방 받아 먹었는데
아직도 신호가 없었다

그런데 다섯째 날 새벽에 자다가 대변이 마려움을 느꼈다
하지만 화장실을 가니 쉽게 나오지 않아 푸룬주스를 좀 먹고 다시 잠이 들었다

하루종일 변의 때문에 불편했는데 40분 앉아있어도 소식이 보이지 않았다. 배에 힘을 줄 수 없기 때문에..


마지막 날의 아침,점심,저녁이다

내일이면 퇴원을 한다고
오늘은 통증도 거의 나았고 생생했던 하루였다

5일이 되었다고 아가도 그새 많이 커 있었다


6일째 퇴원


마지막 아침식사
좀 그리울 것 같은 맛있는 병원식사다

푸룬주스와 변비약을 계속 먹었지만
변의만 계속 있을 뿐, 나오지가 않아 식은땀만 흘렀다
항문과 배에 힘이 없어 나오지가 않는 것 같았다
화장실을 못간지 일주일째인데 퇴원하면 소식이 있기를...

수술부위를 방수테이프로 교체해주어서
드디어 샤워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온 몸에 거지냄새였는데 얼마나 상쾌한지ㅎㅎ

퇴원하며 며칠 먹을 진통제와 소화제를 챙겨받았다
실밥은 일주일 될 때 풀면 된다고 한다

이제 통증도 많이 줄고 잘 걷는다ㅎ
이렇게 길고 길었던 병원에서의 입원이었다~

대학병원은 조리원이 없기 때문에 조리원으로 이동한다
이제 조리원의 2주 생활이 시작되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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